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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본문>
16개 中반도체기업 중 간부 43명 미국인…"시민권 포기 위기"
뉴시스 | 2022.10.17 | 이승주 기자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미국이 중국의 기술산업에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새 규정을 만들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제동이 걸렸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 16개사에서 일하는 고위 임원 43명이 미국 시민권자로 집계됐다. 이들은 최고 경영자부터 부사장, 회장 등 최고경영진 직함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미 실리콘 밸리에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나 장비 회사에서 수년간 일한 뒤 중국 반도체 산업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수년간 기업과 국경을 넘어 인재가 자유롭게 이동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부 인재들은 2008년에 중국 정부가 연구 수준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1000명의 인재(Thousand Talents)' 프로그램을 포함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로 중국에 들어왔다.
앞서 미 상무부는 중국을 대상으로 일련의 반도체와 칩 제조 기술 관련한 수출 통제를 실시했다. 미국의 기술 노하우가 중국에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중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술산업 관련 규제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꼽힌다.
해당 조치에 따르면 미국인은 허가 없이 중국의 첨단 칩 개발이나 생산을 지원할 수 없다. 여기에는 미국 시민은 물론 영주권자, 미국 거주자, 미국 회사 등이 포함된다.
중국 최대의 칩 제조장비 공급업체 중 하나이자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AMEC의 핵심 인력도 미국인이다. AMEC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이곳 설립자이자 회장인 제럴드 인을 포함 6명의 고위관리자와 핵심 연구원이 미국 시민이다. 인은 실리콘밸리에 있는 인텔과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에서 20여년 근무한 뒤 AMEC를 설립하기 위해 미국을 떠났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AMEC는 램 리서치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다른 글로벌 기업에는 여전히 뒤지지만 이 분야에서 떠오르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연례보고서에선 지난해 중국 정부에서 5000만 달러(약 718억1000만원)가 넘는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중국 기업 '기가 디바이스'도 이번 미국의 조치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가 디바이스는 자동차와 개인용 컴퓨터에 사용되는 플래시 칩을 디자인하는 기업이다. 사측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슈 칭밍 부회장과 청 타이이 이사는 미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 코팅과 개발장비를 생산하는 킹세미에는 첸 싱롱 전무가 미 영주권을 갖고 있다.
이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규제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비즈니스 컨설팅 기업인 컨트롤 리스크 소속의 덴 차모로는 "이 조치가 중국이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기술을 작동시킬 사람이 없다면 기술은 존재하더라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인이라면 중국 첨단 칩 개발분야에서 계속 일하려면 면허를 신청해야 한다"며 "이 조치는 중국 기업의 많은 고위 임원들에게 그들이 (중국에서) 일을 계속 해 나갈 것인지,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선택할 것인지 둘 중 결정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베이징에 본사를 둔 나우라 테크놀로지 그룹과 네덜란드 장비 제조업체 ASML홀딩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은 미국 직원들의 일을 중단시켰다.
KLA코퍼레이션과 램 리서치를 포함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서 엔지니어들과 시니어 이하의 직원들의 작업을 중단시켰다. 이들 중 작업을 계속하기 위한 규칙이나 면허를 요구했다.
다만 이 같은 미국의 조치가 중국 기업에 실제로 타격을 입힐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반도체 그룹의 경영컨설팅업체 베인앤앤코의 앤 호커는 "미국의 중국 대상 다른 규제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반도체 부문 발전을 현저히 늦출 수 있지만, 발전을 아예 가로막기에는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그동안 중국이 일관되게 해 온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반도체 토종 공급원을 구축하려는 노력"이라며 "중국은 계속해서 많은 자금을 투자할 것이고,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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